[이슈인터뷰]배우 김민재"'꽃길' 아닌 '진흙길' 걷고 싶어요"

기사 등록 2017-02-2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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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CJE&M 제공

[이슈데일리 안예랑기자]2017년을 가장 화려하게 시작한 신인배우를 뽑자면 단연 김민재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2015년 M.net 드라마 '칠전팔기 구해라'로 데뷔한 그는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꾸준히 얼굴을 알렸다. 그런 그가 2016년 두 개의 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그는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정의로운 간호사 박은탁으로 분해 한석규, 진경, 유연석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고, tvN 화제작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에서는 이동욱의 아역을 연기해 확실한 존재감을 남겼다. 최근 누구보다도 바쁜 연말, 연초를 보냈을 김민재를 만나 그의 연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가 출연한 두 드라마가 비슷한 시기에 막을 내렸다. 그만큼 배우에게 남는 빈자리도 컸다. 김민재는 “인터뷰를 시작하니까 드라마가 끝났다는 게 드디어 실감 난다”고 말문을 연다.

"아쉬워요. 사실 끝났다는 걸 실감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원래 작품이 끝나면 모니터도 하고 그러는데 너무 슬퍼서 못했어요. 공허함도 느끼고 싶지 않아서 여행도 계속 다니고 그랬는데. 인터뷰를 하기 시작하면서 종영했다는 걸 실감하고 있습니다(웃음)"

'낭만닥터 김사부' 배우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종영을 지나치게 아쉬워한다는 점이었다. 모든 배우들이 인터뷰를 통해 서로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김민재도 마찬가지였다.

"팀워크가 좋았던 게 드라마에서 빠져나오고 싶지 않은 가장 큰 이유였어요. 배우분들뿐만 아니라 감독님, 스태프분들 다 너무 좋았죠. 촬영장에 모난 사람이 한 명도 없었거든요. 이런 현장 다시는 없겠지라는 생각 하면서 하루하루 행복하게 촬영했어요. 그런 촬영 현장에 매일 출근 도장을 찍다가 뚝 끊기니까 그 공허함이 조금 싫었던 것 같아요"

팀워크뿐만이 아니었다. 드라마는 신인 배우 김민재에게 많은 ‘사부’를 만들어준 현장이었다. 햇수로 이제 갓 3년차에 들어온 김민재는 데뷔 27년차를 맞은 한석규, 16년차 자타공인 ‘신 스틸러’ 진경 등의 틈에 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작품을 결정한 데에도 이러한 배우들의 화려한 라인업이 한 부분을 차지했다.

"전 사실 이 드라마를 배우려고 선택한 거였어요. 출연진 분들이 너무 대단하셔서 배우려고 들어갔더니 역시나 정말 많은 걸 배우고 끝났던 작품이었네요"

▲ 사진=CJE&M 제공

연기자들이 서로 긴밀한 사이를 유지했던만큼 연기에 대한 조언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김민재는 자신의 배움에 큰 도움을 줬던 선배 배우들에 대한 존경심도 빼놓지 않고 드러낸다.

"유연석 선배님은 최고예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도 진짜 형처럼 잘 대해주셨어요. 무엇보다 제가 평소에 잘 못 우는 성격인데 형이 연기하는 장면에서는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그 정도로 연기를 잘하시고. 제가 생각할 때는 지금 젊은 배우를 대표하는 그런 사람이 아닐까."

그런가하면 대배우 한석규는 이제 막 배우로서의 목표를 설정해나가고 있는 김민재에게 새로운 목표를 심어주기도 했다.

"한석규 선배님은 대배우시잖아요. 그런데도 아버지처럼 대해주셨어요. 연기는 물론이고 사적인 얘기까지. '낭만닥터'를 찍으면서 저한테 연기에 대한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다면 한석규 선배님이랑 아버지와 아들로 작품 하나를 찍고 싶어요. 한석규 선배님한테 '제가 연기를 더 잘하게 된다면 찾아 가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려놨어요.(웃음)"

▲ 사진=CJE&M 제공

김민재는 해당 작품을 통해 연기적으로도 많은 성장을 이뤘다. 지금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꾸준히 배우고 쌓아왔던 그의 연기력이 여실히 드러났다. 그의 성장의 기저에는 새롭게 도전한 그의 연기 스타일이 있었다.

"예전에는 연기를 할 때 항상 저 혼자 연기를 했어요. 대사를 틀릴까봐 불안한 마음 때문에 그랬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하다가 보니까 혼자만의 연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작품 들어가면서는 '연기를 조금 다르게 해보자' 해서 사람들이 주는 감정들을 받는 연습을 많이 했어요. 받고 리액션하는 거? 사람들이 얘기할 때 표정 변화, 감정들에 중점을 많이 뒀죠."

드라마 자체도 그의 성장을 돕는 촉진제 역할을 했다. 작품 속 수많은 명대사들은 시청자뿐만 아니라 배우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남긴듯했다.

"'낭만닥터 김사부'라는 드라마 자체가 제 인생을 많이 바꿔놨어요. '나는 왜 살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죠. 최고의 배우, 좋은 배우, 잘생긴 배우. '이 중에서 나는 무슨 배우가 되어야 하나' 이런 질문들을 많이 던졌어요. 같이 울고, 웃고, 고민하는 동안 성장할 수 있었던 감사한 작품이었죠."

연기를 배우고 성장하는 계기가 됐던 작품과 사람들을 만났다. 그러나 여전히 연기는 그에게 어려운 대상이었다. ‘연기가 많이 늘었다’고 칭찬의 말을 던지자 어색해하던 그는 “잘 모르겠다”고 답한다.

"아직도 저는 연기에 대한 정의를 못하겠어요. 노래는 발성연습을 하고 춤 연습을 하고 정해진 과정이 있었는데. 연기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22살의 김민재가 어떻게 살아가고, 무엇을 경험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어요. '마이리틀 베이비'(2016) 찍으면서 오지호형한테 연기에 대해서 많은 걸 배웠거든요. 그 이후로 공백기가 조금 있었고. 그래서 그 배움을 바탕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고 감정을 깊게 가지기 위한 고민들을 하다가 작품에 들어가니까. 그런 것들이 표현되지 않았나 싶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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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연습생부터 시작해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기에 연기는 그에게 항상 새로운 도전이다. ‘두 번째 스무 살’ ‘처음이라서’부터 ‘낭만닥터 김사부’ ‘도깨비’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경험을 했지만 정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연기자는 그를 매혹시키는 직업이었다.

"17살 때부터 키워진 사람으로 살았어요. 남들한테 배운 걸로 무언가를 하다보니까 '나는 뭐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연기를 하는 데 있어서 그 때의 배움이 많은 도움이 됐지만 이제부터의 김민재는 그렇게 살지 않을 것 같아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내가 결정권을 가지고 제 인생을 살아가고 싶어요. 누군가에게 '연기는 이거야'라는 말을 듣기 보다는 내가 '아 연기는 이거구나'라고 느끼는 삶. 누군가가 '야 그거 틀렸어'라고 말해도 내가 맞다고 생각하고 행복하다면 그게 정답이 아닐까요. 연기는 정답이 없으니까요.(웃음)"

22살의 어린 나이답게 패기 넘치는 대답이었다. 스스로 정답을 찾아가겠다는 대답이 10년 뒤, 20년 뒤에 그가 찾아낼 해답을 궁금하게 했다.

"시간 자체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이건 한석규 선배님께 들었는데 '배우로서 재미있고 하고 싶은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인으로서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도 중요하다' 그래서 내가 즐기는 것 말고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감을 줄 수 있을까. 이런 걸 많이 생각할 것 같아요 이제. “

2017년의 시작지점에서 만난 그와의 인터뷰는 앞으로의 그의 활동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자신에 대한 고민과 연기를 즐기는 태도, 성장하려는 의지가 돋보이는 배우였다. 마지막으로 올해를 더 화려하게 물들일 그에게 어떤 노래처럼 살고 싶은지, 현재 생각나는 노래 한 곡을 물었다. 그는 요즘 팬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다는 '꽃길'이라는 단어를 던졌다.

”지금 당장 떠오르는 노래는 김세정씨의 ‘꽃길’이요. 팬 분들이 항상 그러세요. ‘꽃길 걷자’고. 그런데 저는 사실 지금은 진흙길을 더 걷고 싶어요. '꽃길'이라는 상징적인 단어도 물론 좋지만 진흙길을 걸어봐야 더 많은 걸 배우고 견딜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도 팬분들과 함께 걷는 '꽃길'이라면 환영입니다.(웃음)“

‘한 송이 꽃을 피우려 작은 두 눈에 얼마나 많은 비가 내렸을까’. 김민재가 말한 ‘꽃길’의 가사다. 이 가사처럼 그는 연기자로서 성공이라는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많은 어려움을 겪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가 걷겠다는 ‘진흙길’은 언제나 깊은 발자국을 남기기에 더 큰 가치를 가진다. 멀리 가더라도 뒤만 돌아보면 확인할 수 있는 그 발자국이 언제나 ‘꽃길’을 향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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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이슈데일리 한동규 기자

 

안예랑기자 yrang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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